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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미세먼지와 계절의 상관관계

by 정보모우미 2022.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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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와 계절의 상관관계

한반도는 북극과 적도 사이에 있는 지리적 특성으로 사계절이 뚜렷한 편입니다. 신기하게도 계절마다 미세먼지 농도도 명확하게 다르게 나타납니다. 이는 미세먼지 역시 계절을 탄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겠죠. 현재의 추세는 추운 시기에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지고, 더운 시기에는 다소 낮아지기를 반복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환경부 대기환경 정보 사이트인 에어코리아와 한국환경정책 평가연구원 자료를 살펴보면 매년 봄철(3~5월) 미세먼지 농도는 월평균 60㎍/㎥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름철(6~8월)에는 미세먼지의 농도가 봄철의 절반 수준인 30㎍/㎥ 대로 낮아집니다. 가을철(9~11월)에는 그 농도가 다시 늘어 11월 말쯤에는 40~50㎍/㎥ 범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겨울철(12월~이듬해 2월)에 다시 50~60㎍/㎥ 범위까지 증가하게 되는데, 미세먼지 농도는 겨울과 봄에 높고 여름과 가을에 비교적 낮아지는 패턴이 매년 이어지고 있습니다.

 

매년 12~3월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가 반복되는 이유는 주로 난방 때문입니다. 난방이란 무언가를 태워 열에너지를 얻는 것인데 우리는 주로 도시가스, 액화 연료, 석탄, 목탄 등으로 난방을 합니다. 이와 같은 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미세먼지 발생량은 어떤 연료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큰 차이를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석탄이나 석유를 태우는 것보다 가스를 태울 때 미세먼지 발생량은 줄어들게 됩니다. 같은 양의 연료를 태운다고 할 때 에너지를 많이 얻을 수 있는 연료가 효율적인 건 다들 아실 겁니다. 연료가 에너지로 전환하는 비율이 높을수록 에너지 효율이 높다고 하고, 반대로 연료가 에너지로 전환하는 비율이 낮으면 에너지 효율이 낮다고 표현합니다.

 

에너지 효율성은 우리 주변의 가전제품에서도 쉽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가전제품에는 에너지 효율 등급을 표시하는 스티커가 붙어 있는데 주로 1등급부터 5등급까지 표시합니다. 1등급이 에너지 효율이 가장 높다는 의미이며 녹색으로 표시되어 있고, 5등급은 에너지 효율이 낮다는 의미이며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에너지 효율이 중간인 3등급은 노란색으로 표시합니다. 연료가 완전히 연소해서 100% 에너지로 전환되면 가장 이상적이기 하지만, 아직 우리 세상에 그런 연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연료는 타면서 에너지와 부산물을 만들게 되는데 대표적인 부산물이 탄소입니다. 에너지 효율이 높을수록 완전 연소에완전연소에 가까우므로 탄소와 같은 부산물이 적게 발생합니다. 가스, 액화 연료, 석탄, 목탄 가운데 에너지 효율이 가장 높은 연료는 가스입니다. 이유는 완전연소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난방을 위해 가스를 사용하면 탄소 배출량은 그만큼 적습니다. 목탄은 에너지 효율이 가장 낮고 탄소를 많이 배출합니다. 따라서 공기를 좋게 만들려면 완전연소가 잘 되는 연료를 태우면 되겠죠. 목탄 대신 석탄, 석탄 대신 석유, 석유 대신 가스를 사용하면 우리 주변 공기는 좋아지려야 좋아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위에 설명한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돈이 많이 필요합니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연료일수록 가격이 비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공장과 같은 산업체는 가스보다 저렴한 석유나 석탄을 연료로 사용합니다. 공기의 질을 좋게 하려면 그만큼 대가를 치러야 하는 셈입니다.

 

계절에 따라 공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달라지는 또 다른 이유는 강수량의 차이 때문입니다. 봄에서 여름으로 계절이 바뀌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서서히 낮아집니다. 중국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외국의 미세먼지 유입이 줄어든데다 비가 많이 내리는 장마철이 있어서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도 빗방울과 함께 곧장 지면으로 씻겨 내려가죠. 그만큼 공기는 맑아지게 됩니다.

 

한국환경정책 평가연구원의 기록에 따르면 2016년 강수량이 많은 7월(541mm)과 8월(252mm)의 미세먼지 농도는 각각 36.2㎍/㎥와 31.1㎍/㎥로 연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장마철이 지나면 강수량은 줄어들고 공기가 건조해지는 가을로 이어집니다. 게다가 중국에서 한반도 쪽으로 바람까지 불면 황사 등의 영향으로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는 더 높아지게 됩니다. 2016년 10월 미세먼지 농도는 44㎍/㎥로 증가했고, 12월 56.1㎍/㎥, 1월 58.7㎍/㎥, 2월 65.2㎍/㎥까지 치솟았다. 10월 44mm이던 강수량은 12월 21mm, 1월 16mm, 2월 28mm로 점차 줄어들어 여름철의 10분의 1도 되지 않았습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강수량이 적어질수록 미세먼지가 높아지는 상관관계가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는 셈입니다.

 

풍속도 미세먼지 농도와 관련이 깊습니다. 바람이 세게 불수록 공기가 한곳에 정체하지 않기 때문에,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가지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 한반도의 풍속이 예전보다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환경정책 평가연구원의 2018년 연구에 따르면 2014년 이후 한반도의 풍속이 느려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리고 겨울철에 비나 눈이 오는 날도 점점 감소하고 있습니다. 2010~2018년 기상청 자료를 보면 겨울철 강수일수는 점차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비와 바람은 미세먼지를 땅으로 떨어뜨리고 멀리 날려버리는 일종의 자연정화 시스템인데 그 기능이 점점 줄어드고 있는 것입니다.

 

또 온도도 계절별 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미칩니다. 일반적으로 지면과 대기의 온도 차이가 작을수록 공기는 깨끗해지게 됩니다. 이런 온도 차이가 크면 찬 공기와 더운 공기가 잘 섞이지 않아 공기에 떠다니는 미세먼지가 지면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작아지게 됩니다. 겨울철 대기의 질이 여름철보다 나쁜 이유는 지면과 대기의 온도 차이가 비교적 크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여름에는 대기와 지면의 온도 차이가 작으면서 비도 많이 내리기 때문에 겨울보다 공기의 질이 좋습니다. 이 물질이 우리 몸으로 들어오면 면역체계가 가동돼 이물질을 죽이거나 밖으로 배출하는 것처럼 자연도 비, 바람, 햇볕으로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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