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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by 정보모우미 2022.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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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인간이 가지고 태어난 선천 면역 시스템은 강하지만 모든 이물질의 침입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특히 입자가 작은 미세먼지는 선천 면역을 뚫고 쉽게 우리 몸속으로 침투합니다. 미세먼지의 악영향이 점차 세상에 알려질 무렵 과학자들은, 미세먼지가 아무래도 호흡기를 통해 유입되므로 호흡기나 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런 생각은 2002년 1월 29일 자 미국 심장협회의 학회지 순환 표지를 장식한 한 편의 논문(흡입한 미세입자의 혈액 순환에 관한 연구)으로 뒤집혔습니다. 특히 우리 몸에 들어온 미세먼지를 촬영한 영상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연구를 진행한 벨기에 루벤대학교 연구팀은 초미세 탄소 입자에 방사성 형광물질을 붙였습니다. 영상을 통해 초미세 탄소 입자가 우리 몸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하려고 형광물질을 이용한 것입니다. 이 연구에는 24~47세의 건강한 비흡연 남성 다섯 병이 지원했습니다. 연구팀은 그 입자를 흡입한 사람들을 감마 카메라로 촬영하면서 초미세 탄소 입자의 이동을 파악했습니다.

 

영상을 통해 코와 기도를 통해 폐로 들어간 초미세 탄소 입자가 혈관을 타고 빠른 속도로 전신으로 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흡입한 지 1~3분 만에 초미세 탄소 입자들은 폐와 갑상샘에서 관찰됐습니다. 흡입 후 5~45분이 흐르자 초미세 탄소 입자는 간, 위, 방광 등 복부에 도달했습니다. 50~60분 후에는 전신에서 감지됐습니다. 초미세 탄소 입자는 뇌를 제외한 얼굴에서도 발견됐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흡입한 초미세먼지가 전신으로 퍼지기까지는 1시간이면 충분한 셈입니다.

 

시간이 더 흐르자 상당수 입자는 방광으로 모였습니다. 이 현상에 대해 연구팀은 초미세 탄소 입자가 온몸을 돌고 최종 종착지로 방광에 축적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우리가 들이마시는 미세먼지가 호흡기나 폐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전신을 돌아다니며 각종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결론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미세먼지와 전신 건강의 상관관계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계기가 됐습니다.

 

미세먼지가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들어왔지만, 온몸을 돌아다닐 때는 혈관을 이용하게 됩니다. 폐까지 들어온 미세먼지는 폐포에서 산소와 함께 주변 혈관으로 옮겨갑니다. 혈관으로 옮겨 탄 미세먼지는 사람 몸속 어느 곳이든 갈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실제로 환경부가 국내외 관련 연구 결과들을 찾아 종합해 2016년 그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예상한 대로 미세먼지는 신체 여러 기관에서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미세먼지로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 천식, 아토피 피부염, 폐렴, 뇌졸중, 허혈성 심장질환, 파킨슨병, 편두통, 뇌전증, 소화성 궤양 천공, 염증성 장염, 녹내장, 우울증, 자살 시도 등입니다.

 

노출 시간에 따른 변화

여기서 중요한 것은 미세먼지에 얼마나 노출돼야 건강에 해로울까 하는 점입니다. 정답은 짧은 시간이라도 한꺼번에 많은 양의 대기 오염물질과 접촉하면 건강을 잃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오염물질에 노출되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그 양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얼마만큼의 대기 오염물질에 얼마 동안 노출됐을 때 어떤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병확하게 정의된 바는 없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밝혀진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단기, 중기, 장기 노출에 따른 변화를 간략하게 간추려볼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미세먼지의 폐해 중 가장 심각한 것으로 꼽는 것들 가운데 하나는 유전자 변형입니다. 과거에는 유전자가 변할 정도라면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일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캐나다의 연구 결과는 그런 생각을 뒤집었습니다. 2014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연구팀은 지원자 16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2시간 동안 관찰했습니다. 한 그룹에는 깨끗한 공기를 공급했고 다른 그룹은 붐비는 고속도로와 같은 정도의 디젤 배기가스에 노출했습니다.

 

디젤 배기가스를 마신 사람은 DNA, 디옥시리보핵산 유전자의 본체의 2,800개 지점에서 메틸기가 변화했고 약 400개의 유전자가 영향을 받았습니다. 메틸기는 쉽게 말하면 유전자를 꼬거나 켜는 스위치와 같습니다. 메틸기가 변했다는 것은 스위치가 고장 난 상태이므로 유전자가 정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깨끗한 공기를 마신 그룹에서는 아무런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2017년 중국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교통경찰관과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중에서 자동차 매연에 노출된 교통경찰관의 DNA 손상이 더 많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중기 간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엄마 배 속에 있는 태아도 영향을 받습니다. 대기 오염 정도가 심한 곳에 머무를수록 저체중아 출산이나 조기 출산이 늘어나는 현상이 연구로 확인됐습니다. 2012년 미국 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가 발행한 국제학술지 환경보건 전망에 실린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 지속가능과 건강연구실의 연구 결과로,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한 후 그 지역에서 출산한 신생아의 체중이 정상 체중보다 낮았다는 내용입니다. 산불이 일어나면 나무가 타면서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합니다. 증가한 미세먼지 농도는 수일에서 수개월 동안 이어집니다.

 

사람이 미세먼지에 장기간 또는 많이 노출될 경우에는 생명까지 위태로워집니다. 뇌졸중, 허혈성 심장질환, 폐암의 사망률이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인 의학지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1993년과 2017년에 실린 연구들은 모두 이와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즉 초미세먼지의 양이 늘어날수록 사망률은 정비례로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또 2019년 11월 국가기후환경회의 질병관리본부 · 대한의학회가 공동 개최한 '미세먼지와 국민건강' 콘퍼런스에서 정해관 성균관대 의대 교수는 초미세먼지 장기 노출로 인한 초과 사망자가 2013년 기준 1만 7,204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초과 사망이란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사망을 넘어서는 사망을 의미합니다. 이들의 사망 원인은 폐암(4.958명), 허혈성 심장질환(3.432명), 뇌졸중(8,834명) 등이었습니다.

 

마치며

위에서 보았듯이 미세먼지를 자주 흡입함으로써 폐질환이나 폐렴 등에 걸릴 수 있고, 장기간 노출될 경우 폐암이나 뇌졸중, 심장질환 등의 중병에 걸리기 쉽습니다. 인간은 면역 시스템에 의해 항상 방어되고 있지만, 숨 쉬는 것과 관련된 것은 일상에서 방독면을 쓰고 다니지 않는 한 마스크로는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습니다. 원인을 제거해야 합니다. 

중국의 황사나, 도로에서 이산화질소를 내뿜는 자동차들 기타 원인 등 이러한 원인에 대해 오랜 대화와 적극적인 노력만이 미세먼지를 줄이고, 우리가 더욱 장수할 수 있게 만드는 지름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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